[4편] 마이크 종류(다이내믹 vs 콘덴서)에 따른 올바른 수음 포지션
오디오 인터페이스 설정을 마치고 나면 드디어 내 목소리나 악기 소리를 직접 컴퓨터에 입력하는 감격스러운 단계에 도달합니다. 이때 우리의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가장 최전선의 장비가 바로 마이크입니다. 많은 초보자가 음악 장비 사이트나 유튜브에서 "이 마이크가 좋다더라"라는 추천만 보고 덜컥 장비를 구입합니다. 하지만 막상 내 방에서 녹음을 시작하면 밖에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 컴퓨터 팬이 돌아가는 소리까지 다 녹음되거나, 반대로 소리가 너무 답답하게 갇혀서 들리는 현상을 경험하곤 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마이크의 하드웨어적 종류와 그에 따른 올바른 위치(수음 포지션)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입 앞에 가져다 대고 소리를 질렀기 때문입니다. 홈 레코딩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두 가지 마이크의 치명적인 차이점과, 내 방을 순식간에 프로 스튜디오처럼 만들어주는 마이크 배치 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다이내믹 마이크 vs 콘덴서 마이크, 내 방에 맞는 선택은?
마이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노래방이나 공연장에서 흔히 보는 튼튼한 '다이내믹 마이크'와, 프로 녹음실에서 얇은 그물망(팝필터) 뒤에 거꾸로 매달아 쓰는 거대하고 민감한 '콘덴서 마이크'입니다.
처음 홈 레코딩을 시작할 때 대다수가 멋진 외형의 콘덴서 마이크를 동경합니다. 콘덴서 마이크는 아주 미세한 소리의 떨림과 고음역대의 선명함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방음이 전혀 되지 않은 일반 가정집 방에서는 이 장점이 곧 단점이 됩니다. 옆방에서 텔레비전 트는 소리, 냉장고 돌아가는 진동, 윗집의 쿵쿵거리는 층간소음까지 전부 흡수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반면 다이내믹 마이크는 상대적으로 감도가 낮고 마이크 바로 앞에서 나는 큰 소리 위주로 빨아들입니다. 주변 소음을 자연스럽게 차단해 주는 효과가 있어서, 별도의 방음 공사가 없는 일반적인 '방구석 작업실' 환경에서는 오히려 다이내믹 마이크가 훨씬 깨끗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습니다.
2. 다이내믹 마이크의 올바른 수음 포지션: 주먹 하나 크기의 법칙
만약 수중에 다이내믹 마이크(예: Shure SM58 등)를 가지고 계신다면, 마이크와 입 사이의 거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마이크들은 구조상 소리를 내는 음원과 마이크가 가까워질수록 저음이 비정상적으로 웅웅거리며 커지는 '근접 효과(Proximity Effect)'가 발생합니다.
랩이나 강한 보컬을 녹음한다고 마이크를 입술에 바짝 붙이고 노래를 부르면, 소리가 뭉개지고 가사 전달력이 엉망이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거리는 입과 마이크 사이에 '주먹 하나' 또는 손가락을 쫙 폈을 때의 한 뼘 정도 거리(약 10~15cm)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거리를 유지해야 저음과 고음의 밸런스가 가장 자연스럽고 알맞은 볼륨으로 녹음이 진행됩니다.
3. 콘덴서 마이크의 올바른 수음 포지션: 팝필터와 15도 비껴치기
콘덴서 마이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팝필터'라는 얇은 천이나 메쉬망을 마이크 앞에 대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 파, 타' 같은 파열음을 발음할 때 입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데, 콘덴서 마이크의 예민한 센서에 이 바람이 직접 닿으면 쿵쿵거리는 거친 저음 노이즈(팝핑 노이즈)가 섞이기 때문입니다.
팝필터는 마이크로부터 약 5~10cm 앞에 설치하고, 내 입은 그 팝필터로부터 다시 10cm 정도 떨어지는 것이 표준적인 배치입니다. 여기서 하나의 꿀팁이 더 있습니다. 마이크를 내 입과 정면으로 마주 보게 두지 말고, 아주 살짝 좌우나 위아래로 15도 정도 비껴가게 각도를 틀어주는 것입니다. 소리는 내 입에서 마이크로 똑바로 전달되지만, 입에서 나오는 직접적인 뿜어지는 바람은 마이크 비껴가게 만들어 팝핑 노이즈를 원천 차단하는 현장의 노하우입니다.
4. 마이크의 방향성(지향성)을 확인하세요
마이크 머리 부분을 보면 소리를 받아들이는 방향인 '지향성' 패턴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홈 레코딩용 마이크의 95%는 하트 모양 아이콘이 그려진 '단일 지향성(Cardioid)' 모드를 사용합니다. 이는 마이크 앞쪽에서 나는 소리는 잘 받아들이고, 마이크 정반대편 뒤쪽에서 나는 소리는 거의 무시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마이크를 배치할 때는 마이크의 '등 마주 보는 뒷부분'이 소음이 발생하는 곳을 향하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 방 창문 밖에서 자동차 소음이 유독 크게 들어온다면, 마이크의 뒷면이 창문을 바라보게 설치하고 내가 창문을 등진 채 마이크 앞면에 대고 노래를 불러야 주변 소음이 녹음 마이크 안으로 덜 기어들어 옵니다. 마이크의 엉덩이 방향만 잘 조절해도 소프트웨어로 노이즈를 지우는 수고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콘덴서 마이크는 선명하지만 방음이 안 된 방에서는 주변 소음(시계 소리, 컴퓨터 소음)까지 전부 흡수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방음 환경이 열악하다면 주변 소음을 덜 타는 다이내믹 마이크가 홈 레코딩에서 더 깨끗한 대안이 됩니다.
다이내믹 마이크는 저음이 뭉개지는 근접 효과를 막기 위해 최소 주먹 하나 정도(10~15cm) 거리를 띄워야 합니다.
콘덴서 마이크는 팝필터가 필수이며, 입 바람 노이즈를 피하기 위해 각도를 15도 정도 비껴서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이크를 올바른 위치에 세팅했다면 이제 진짜로 녹음 버튼을 누를 순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소리가 찌그러져서 녹음본을 버리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주는 ‘보컬 레코딩 시 오디오 클리핑(피크)을 방지하는 레벨 미터링 기술’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녹음할 때 목소리가 자꾸 웅웅거리거나 "퍽, 퍽" 하는 바람 소리가 들어가서 고민하셨던 적이 있나요? 현재 겪고 계신 마이크 노이즈 증상을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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